
사르데냐(사르디니아)는 “이탈리아 본토와는 또 다른 지중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섬입니다. 에메랄드빛 코스타 스메랄다, 보틀색 바다로 유명한 라 펠로사, 그리고 브론즈 시대의 수수께끼 ‘누라게’ 유적까지 해변, 자연, 고고학, 미식이 촘촘히 얽힌 입체적인 여행지가 바로 사르데냐입니다. 이 글에서는 여행자 관점에서 언제 가면 좋은지, 어떻게 이동하면 효율적인지, 어느 지역을 묶어 돌아보면 만족도가 높은지를 여행자 입장으로 알차게 정리했습니다. 바다만 보고 오기엔 아까운 섬이라는 평을 증명하듯, 현지의 리듬을 느끼며 오래 기억에 남을 사르데냐 여행 같이 떠나봅시다.
사르데냐의 매력 세가지
사르데냐를 대표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바다입니다. 섬 전역을 두른 1,800km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칼라 마리올루(Cala Mariolu), 라 펠로사(La Pelosa), 투에레다(Tuerredda) 같은 해변이 끝없이 등장합니다. 물색, 투명도, 해변 뒤 암석 지형까지 각기 달라 하루에 한 색으로도 여정이 꽉 찹니다. 성수기(7–8월)에는 혼잡하니, 물색은 그대로 두면서 사람은 줄어드는 6월과 9월이 특히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고대문명입니다. 섬 곳곳에 흩어진 거석탑 ‘누라게(Nuraghe)’는 사르데냐만의 독특한 유산으로, 바루미니(Barumini)의 수 누라시(Su Nuraxi)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표 유적입니다. 동심원처럼 겹겹이 둘러싼 석조 방어시설과 내부 우물, 연결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3,500년 전의 생활상을 상상하게 됩니다. 바닷가 풍경에만 머물렀던 시야를 섬의 심장부로 끌어당기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로컬 미식입니다. 사르데냐는 바다와 산의 식탁이 공존합니다. 바닷가에선 보따르가(bottarga, 숭어알)와 해산물 프레골라(구슬 파스타)를, 내륙에선 포르첼루(porceddu, 새끼돼지 통구이)와 페코리노 사르도 치즈를 즐깁니다. 휴양지 물가가 센 편이지만, 내륙의 아그리투리스모(농가 레스토랑/숙소)는 훨씬 합리적이면서 현지식의 깊이를 느끼기 좋다고 합니다. 알게로(서북부), 카글리아리(남부), 올비아/코스타 스메랄다(북동부)를 거점으로 잡으면 바다와 내륙 식탁을 균형감 있게 맛볼 수 있습니다.
베스트 시즌과 이동법
베스트 시즌은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바다와 해수욕이 주목적이라면 6월 또는 9월이 물색·기온·혼잡도 균형이 가장 좋습니다. 7–8월은 해가 길고 축제가 많지만 혼잡·물가 상승이 뚜렷하고, 5월·10월은 하이킹/드라이브에 최적의 어깨시즌으로 선선하고 하늘이 맑은 날이 많습니다.
이동법은 비행기 또는 페리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섬에는 카글리아리(남부), 올비아(북동부), 알게로(북서부) 등 주요 공항이 있어 로마·밀라노는 물론 유럽 여러 도시에서 접근이 가능합니다. 차량을 동반한다면 치비타베키아·제노바·리보르노·나폴리 등 본토 항구 ↔ 올비아/골포 아란치/포르토 토레스/칼리아리/아르바탁스로 드나드는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일부 구간은 여름 주간편(약 5시간)이 있지만, 보통은 야간편(10–15시간)이라 객실 예약을 권장합니다.
섬내 교통은 렌터카가 압도적으로 편합니다. 남–북이 길고, ‘칼라(작은 만)’에 접근하려면 비포장 혹은 구불구불한 해안도로가 잦습니다. 대중교통만으로 해변·트레킹 포인트를 촘촘히 잇기는 쉽지 않으니, 운전이 가능하다면 거점 2–3곳을 잡아 별 모양으로 뻗는 드라이브 동선을 설계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페리로 입도하는 자가용 여행자는 항구–거점 간 이동 동선만 조금 더 여유 있게 잡으면 됩니다.)
여행 핵심
사르데냐 여행의 핵심은 밝은 바다와 거친 내륙을 함께 경험하는 것입니다. 해변만 보고 돌아오면 예쁜 섬으로 끝나지만, 누라게 유적과 내륙 미식을 한 겹 더 쌓으면 기억의 질감이 달라질 것 입니다. 일정은 6–9월을 우선 고려하고, 공항 또는 페리 관문을 기준으로 거점 2–3곳을 잡아 별 모양으로 뻗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바다(북동부/서북부)와 내륙·역사(남부·중부)를 균형 있게 배치하면, 사진·미식·드라이브·산책이 하루에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에메랄드빛 칼라 하나, 돌탑 유적 하나, 그리고 한 끼의 섬 음식을 충분히 누리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조합이야말로 “사르데냐다움”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