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를 처음 마주하면 누구나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이 곳이 정말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도시가 맞는 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끝없이 솟은 초고층 빌딩, 금빛 모래 위로 번지는 석양, 그리고 밤이 되면 도시 위로 쏟아지는 불빛들이 가득 채워져있습니다. 미래 도시와 고대 사막 문명의 사이를 오가는 듯한 묘한 감각이 여행 내내 따라옵니다.
버즈칼리파
버즈칼리파는 두바이가 석유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만든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사실 두바이는 산유국 이미지와 다르게, 이미 오래전부터 석유만으로는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그 질문의 대답이 바로 관광, 금융, 혁신 산업입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세계 최고층 빌딩의 건설이었습니다. 2004년 착공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사막에서 이 높이를 버틸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두바이는 기어코 이를 해내며 버즈칼리파를 하나의 국가 브랜드로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버즈칼리파 전망대에 서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면 단순히 멋지다 이상의 감정이 들 것 입니다. 인간이 상상을 어떻게 현실로 끌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도시가 스스로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 수 있는지를 직접 목격하는 순간이 됩니다. 버즈칼리파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124층 전망대인 At The Top입니다. 두바이 전체를 환하게 비추는 태양과 사막의 황금빛이 겹쳐지면, 유리창에 비친 풍경이 현실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만약 시간 선택이 가능하다면 해가 질 시간을 추천합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두바이 분수쇼를 꼭 봐야 합니다. 버즈칼리파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이 쇼는 단순한 분수가 아니라 음악, 조명, 물줄기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버즈칼리파와 연결된 두바이몰은 하루를 충분히 보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대형 아쿠아리움, 레스토랑, 문화 공간이 이어져 있어, 버즈칼리파 관광을 알차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막 사파리
두바이를 제대로 경험하려면 사막 사파리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단순히 사막 드라이브 투어가 아니라, 도시의 화려함 뒤에 숨겨져 있는 두바이의 원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사파리는 보통 오후에 출발하는데, 이는 사막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해가 지는 시간 쯤에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붉은빛과 금빛이 사막 능선을 따라 퍼지고, 차량이 모래 언덕을 넘나들 때마다 창밖 풍경은 사진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파리의 가장 핵심 체험은 단연 듄 배싱입니다. 전문가가 운전하는 4WD 차량이 모래 언덕을 가파르게 오르고 떨어지며, 좌우로 흔들리는 탓에 짧지만 강렬한 스릴이 이어집니다. 속도가 빠르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사막만이 가진 리듬에 몸을 맡기는 느낌이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짧은 긴장감 뒤에는 사막 위에 잠시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 시간도 주어집니다. 이때 보는 석양은 두바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색감을 볼 수 있습니다. 듄 배싱 후에는 사막 액티비티가 이어집니다. 길게 이어진 모래 위를 천천히 걸어보면 발끝까지 바람이 스며드는 느낌이 들고, 낙타를 타고 천천히 이동하면 고대 베두인들이 어떻게 이 땅을 건너다녔는지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샌드보드로 모래 언덕을 내려오는 체험은 초보자도 금방 즐길 수 있고, 바람에 모래가 흩날리는 소리까지 어우러져 예상외로 힐링되는 순간이 될 것 입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는 시점에 도착하는 베두인식 캠프는 사파리의 또 다른 추천 장소입니다. 이곳에서는 아랍식 BBQ가 준비되고, 불빛 아래에서 펼쳐지는 전통 공연이 여행의 분위기를 완전히 다른 결로 이어줍니다. 두바이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별빛이 머리 위에 가득 뜨고, 사막 특유의 밤 공기는 생각보다 시원하고 고요합니다. 모닥불 냄새와 바람 소리, 그리고 사막의 어둠 속에서 울리는 현악기의 선율은 두바이를 더욱 깊은 도시로 만듭니다.
전통시장
두바이의 전통시장은 현대적 도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가장 생생한 두바이의 원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골드 수크와 스파이스 수크, 그리고 텍스타일 수크입니다. 골드 수크는 이름 그대로 금 시장으로, 거리 양옆에 금빛으로 빛나는 장신구와 예복용 장식품이 끝없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실제로 금을 사고파는 곳이기 때문에, 황금의 도시 두바이라는 별명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스파이스 수크는 향신료 특유의 짙은 향이 골목을 가득 채우는 곳 입니다. 사프란, 카다멈, 계피, 건조 꽃잎, 허브 등이 상점 앞에 색색의 언덕처럼 쌓여 있어, 중동과 아랍 무역의 중심지였던 두바이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친근하게 말을 걸며 맛보기나 향을 맡아보라고 권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시장 특유의 생동감과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텍스타일 수크는 전통 의상, 실크, 자수 원단 등 화려한 직물들이 이어지는 시장입니다. 이곳에서는 맞춤형 아바야나 스카프를 제작할 수도 있어, 여행자들에게 독특한 기념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세 시장 모두 강변인 두바이 크릭 주변에 모여 있으며, 전통 나룻배인 아브라를 타고 건너면 시장 간 이동도 색다른 경험이 됩니다. 이 전통시장들은 화려한 두바이 스카이라인 뒤에 숨겨진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장소입니다.